1. 서론 : 비합리적으로 과도한 징계발령, 법원의 판단은?
최근 한 기업에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에게 보직 강등과 함께 ‘환경미화’ 업무를 발령하고 연봉을 70% 삭감하는 등 비합리적 징계를 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인사 총괄’이라는 핵심 보직에서 하루아침에 ‘청소 담당’으로 전락한 임원은 이에 반발해 구제 신청을 냈고, 법원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줬을까요? 기업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와 근로자의 권리 보호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중요한 HR 이슈를 현직 노무사의 시선으로 분석해 봅니다.

2. 수억대 연봉의 ‘조직문화 담당 임원’이 ‘괴롭힘 가해자’로
이 사건은 한 기업에서 근무 중 이미 퇴직한 직원을 몇 년 후 연봉 2억 원에 사이닝 보너스 1억 원을 지급하며 임원으로 영입한 인사·조직문화 담당 그룹장 D씨의 행보에서 시작됩니다. 자신이 몸담았던 회사에서 퇴직한 후 화려하게 복귀한 D씨는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가 되어 회사를 난처하게 만들었습니다. D씨에 대한 피해 신고가 많아 고심끝에 외부 조직에 의뢰하여 감사를 하였던 회사는, D씨가 직원 채용에서의 부실한 관리, 부당한 보직 강등, 부당한 조직 변경 강행 및 권한남용(특정 직원 지원 강요를 통한 갈등 조장) 등 으로 ‘직장 내 괴롭힘’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에 회사는 회사는 이에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3. 복직 후 강등과 연봉 삭감, 그리고 ‘환경미화’ 업무
정직 처분 후 D씨가 복직하자, 회사는 그에게 비합리적 징계 처분을 내립니다.
그룹장에서 3단계 아래인 ‘매니저’로 직급을 강등하고, 인사팀이 아닌 총무팀으로 발령했습니다. 더욱이 D씨의 연봉은 2억 원에서 6천만 원으로 삭감되었으며, 그에게 맡겨진 업무는 ‘사무실 환경미화‘였습니다. 한때 인사 총괄이었던 실세 임원이 하루아침에 청소 업무를 맡게 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D씨의 처우 삭감 합의서에 동의하고 서명을 요구했으나, D씨가 이를 거절하였음에도 회사는 이를 강행하였습니다.
이에 D씨는 노동위원회에 부당인사명령 구제신청을 냈고, 노동위원회가 이를 인용하자 회사가 다시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4. 법원의 판단: “괴롭힘 가해자 맞지만, 인사 발령은 과도했다”
서울행정법원은 D씨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점은 분명히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직원이 여전히 해당 그룹에서 근무 중인 상황에서 가해자를 상위 책임자 지위에 두기 어려운 점을 들어 보직 변경의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회사의 인사권 남용에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법원의 판단 내용 |
| 직급 강등 | 그룹장에서 매니저로 3단계 강등은 전례 없고 이례적이다. |
| 연봉 삭감 | 연봉 2억 원에서 6천만 원으로 70% 삭감은 과도하다. |
| 업무 변경 | 인사 총괄 담당 임원에게 환경미화 업무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
| 인사 절차 | 충격을 호소하는 D씨에게 일방적인 출근 지시 및 성실한 협의 부재. |
| 근로 불이익 | 급여 삭감뿐 아니라 직무 내용 변경, 강등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 근로자가 감수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
재판부는 상급자의 감독을 받게 하는 방법으로도 충분히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음에도, 총무 담당으로 배치할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회사의 인사권 행사가 재량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시했습니다.
5. HR 전문가 조언: ‘분풀이식 징계’는 회사에 역풍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괴롭힘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대처는 필요하지만, 그 방식이 ‘사회통념상 이례적’인 경우 오히려 회사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괴롭힘 가해자라 할지라도 징계는 이미 정직 등으로 마무리된 것이므로, 복직 후 인사명령은 조직의 효율적 운영과 피해자 격리라는 본래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과도한 ‘분풀이식 징계’는 또 다른 법적 분쟁을 야기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비록 가해자가 임원이라는 기업내 최고의 직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징계 처분은 가해행위에 비례한 합당한 처분이어야 정당성을 갖습니다. 이 건에서는 “정직”이라는 징계의 수위와는 별개로 이미 징계를 하였으나, 복직 후 또 다른 형태의 징계를 하여 이미 합리성이 결려된 비합리적 징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나중에 회사에 부메랑으로 날아와 독이됩니다.
따라서 기업 내 인사 담당자 또는 책임자는 징계의 양정을 정할 때 가해행위에 비례하는 합리적 징계를 위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됩니다.
6. 결론: 인사권은 ‘칼’이 아닌 ‘지휘봉’
이번 판결은 기업이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를 징계하고 인사 조치할 때도 법적 테두리와 사회통념을 벗어나지 않아야 함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정당한 이유 없는, 과도한 인사권 행사는 근로계약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으며, 결국 회사에 막대한 시간적, 금전적 손실로 돌아오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깁니다.
기업은 인사권을 ‘처벌의 칼’이 아닌 ‘조직 운영의 지휘봉’으로 활용하여 비합리적 징계로 부메랑을 맞지않는 지혜와 혜안이 필요할 것입니다.
[기사 출처]
기사 원문: [한국경제] 하루아침에 연봉 2억→6000만원…’청소담당’ 발령난 임원 (곽용희 기자, 2026.01.17)
참조 판결: 서울행정법원 제12부 부당인사명령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 판결
HR이슈 코리아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